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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안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안


이화언어심리연구소 원장 정선화


세계보건기구(WHO)는 2002년 성적인 건강에 대하여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성과 관련하여 “신체·정서·정신·사회적 안녕을 유지한 상태”라고 정의하였다(김수진 외, 2020). 성교육에서

‘성’이란 단순히 Sex라는 생리적 측면뿐 아니라, 젠더, 자기 결정권, 주체적 권리, 건강관리, 성적 행동에 대한 책임, 관계 정립 등 성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 성 문화와 윤리 등을 포함하는 큰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김수진 외, 2020).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생물학적 지식 중심의 일방적 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성교육에 관한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서는 교육부, 학생, 교사 차원에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부는 2015년에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도입하여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교급별로 공교육을 통해 반드시 성취해야 할 성교육의 준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성의식, 성 태도를 지니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였다(김수진 외, 2020). 그러나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이론적인 부분과 내용 체계에서의 오류뿐만 아니라 성적 다양성과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배제하고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잘못된 성폭력 예방법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로 인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 전화 등 여성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이러한 비판들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가 되는 ‘학교 성교육표준안’을 재검토하고 ‘포괄적 성교육’에 대해 합의하여 학교 교과와 연계된 성평등 중심의 표준안을 다시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다음으로 학생 차원에서 살펴보면 학생들이 받는 성교육의 내용이 학생들이 알고자 하는 것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된다. 현재의 성교육은 생물학적 지식에 한정된 피상적 내용이 중심이다. 반면 최근 조사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이 학교 성교육에서 실제로 배우고 싶은 내용은 신체발달 요소뿐만 아니라 성적 자기 결정권, 성행동과 성 건강, 폭력과 안전 등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과 존중에 대한 주제 및 성정체성과 차별받지 않을 권리, 페미니즘, 젠더 등의 사회적인 성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와 권리에 대한 지식으로 나타났다(김수진 외, 2020). 따라서 이러한 성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교사의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성교육이 필요하다. 교육방법으로는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아이돌 뮤직비디오, 광고, 웹툰, 유튜브, 게임의 내용을 가지고 미디어 리터리시를 활용하여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좀 더 쉽고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김유현 외, 2020). 학생들이 그러한 프로그램을 보았을 때의 첫 느낌과 생각을 나누고 미디어의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해 관련 내용과 반대되는 내용을 찾아보면서 비판적인 시각에서도 바라보고,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재 자신을 관찰하면서 앞으로의 삶과 관련하여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성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김유현 외, 2020).

마지막으로 교사들은 남녀차별금지법에 관한 자료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을 찾아 읽으며 성희롱·성폭력의 개념과 유형, 사례들에 대해 풍부한 배경지식뿐만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교사를 위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은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공론화시켜 학교 내에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성문화를 확립하고 교사들부터 적극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아 성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높이고 자신과 동료 교사들, 그리고 학생들을 성희롱·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정혜진, 2002).

<참고 문헌>

김수진, 김은빈, 김현진, 원하린, 이혜원 (2020). 학교 성교육 다시 쓰기:학교 성교육 실태 및 인식조사 분석을 통한 성교육 제언. 교육비평, (46), 147-177.

김유현, 최은정, 김청송 (2020). 미디어 리터러시를 활용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중학생의 성지식과 성태도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27(7), 237-256.

정혜진 (2002). [특집:성폭력, 학교는 충분히 민감한가]성희롱 예방교육? '감' 잡았어!. 중등우리교육, 7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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